비석에 새겨진 ‘학생’이라는 이름, 삶이란 끝없는 배움의 여정이다.
추석 성묘길, 고요히 산소를 지키는 비석 앞에서 아이가 던진 순수한 질문 하나가 가슴 깊은 울림을 남긴다. "아버지, 왜 비석에 모두 '학생(學生)'이라고 적혀 있어요?" 무심코 지나쳤던 그 두 글자 속에 담긴 삶의 참된 이치와 배움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 [글빛닷컴 한눈에 보기 / 핵심 요약]
비석의 비밀: 조선 시대 관직에 오르지 못한 이에게 붙이던 '학생(學生)'은, 본래 태어나 죽을 때까지 배우다 가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상징한다. 삶이라는 학교: 우리가 마주하는 매 순간의 일과 시련은 나를 시험하는 '과제'이며, 선택에 따라 새로운 미래가 창조된다. 지식과 지혜의 차이: 삶은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뒤늦은 배움의 연속이며, 작은 과정들이 쌓여 비로소 내면의 성장을 이룬다.
1. 성묘길에서 마주한 두 글자, '학생(學生)'
선조들의 묘소를 찾아 인사를 올리는 추석 성묘길,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서 있는 비석에는 예외 없이 '학생(學生)'이라는 글자가 나란히 새겨져 있다. 이에 대해 물어오는 아들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단순한 벼슬의 유무나 형식적인 관례를 넘어선 인생의 깊은 이치를 떠올린다.
흔히 학교 울타리 안에 있는 시절만을 '학생'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비석에 새겨진 그 이름은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숨을 거두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본질적으로 모두 '배우는 자'에 불과하다는 묵직한 가르침을 전달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미지의 길을 걸어가는 여행자이며, 그 길 위에서 마주치는 모든 순간은 새로운 배움의 교실이 된다.
나이가 들고 세월이 쌓여도 인생은 언제나 '처음'이다. 마흔의 삶도, 쉰의 삶도, 부모로서의 삶도 우리 모두에게는 이번 생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어제까지의 경험으로 오늘을 완전히 다 안다고 자만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석에 새겨진 '학생'이라는 두 글자는 스스로의 무지를 겸손히 인정하고, 매 순간 겸허한 태도로 삶을 마주하라는 선조들의 지혜로운 경고이자 축복이다.
2. 매 순간의 선택, 삶이 우리에게 내오는 시험 문제
학교에서는 책을 통해 이론을 먼저 배우고 시험을 치르지만, 인생이라는 학교는 시험이 먼저 찾아오고 그 뒤에야 비로소 배움을 얻게 된다. 지금 내 앞에 놓인 작고 큰 일들, 예상치 못한 시련과 기회들은 모두 "너는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하겠느냐?"라고 묻는 삶의 즉석 시험이다.
인간은 매 순간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 상황을 대하는 태도의 선택: 불평으로 응할 것인가, 성장의 계기로 삼을 것인가.
- 행동의 선택: 편안한 익숙함에 안주할 것인가, 미지의 영역으로 한 걸음 나아갈 것인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가올 미래의 궤적이 완전히 달라진다. 주어진 미션을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 속에서 인간은 비로소 자신이 가진 한계를 깨뜨리고, 전에 없던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며 자기 자신을 새롭게 창조해 나가게 된다.
3.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지혜와 성장의 이치
진정한 공부는 책 속에만 머물지 않는다. 몸으로 부딪히고 마음으로 아파하며 얻어낸 '경험의 지식'만이 내면의 피와 살이 된다.
삶의 수수께끼는 신비롭게도 그 순간에는 결코 그 깊은 뜻을 알 수 없다. 파도가 치듯 고통스럽고 혼란스럽던 시간도 훗날 뒤돌아보면 나를 한 단계 다듬어주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 작은 실패: 겸손함을 배우는 수업
- 크고 작은 시련: 내면의 근육을 키우는 훈련
- 만남과 이별: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는 지혜의 관문
이처럼 인생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학교이며, 인간은 날마다 작은 과정을 거치며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성숙해져 간다. 비석에 새겨진 '학생'은 평생을 배움에 바친 영혼에게 부여하는 가장 숭고한 훈장인 셈이다.
결론 및 정진의 글
추석길 아들의 질문은 나 자신에게도 "지금 너는 삶이라는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라는 경종을 울려주었다. 언젠가 우리 역시 자신의 비석 앞에 서게 될 것이다. 그날에 이르기까지 오늘 주어진 삶의 과제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매 순간 지혜로운 선택을 통해 배움을 이어나갈 것을 다짐한다.
[정진을 위한 마음에 각인]"인생은 완성된 답안지를 제출하는 곳이 아니라,매일 새로운 질문 앞에 서서 스스로 답을 적어 내려가는 교실이다.오늘 마주한 시련을 배움으로 전환할 때,비로소 나라는 존재는 멈추지 않고 진화한다."

